[매일경제] 작당 이태호 대표 칼럼 ① <당구장 창업에 부는 女風>
- 작성일 18-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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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벤처人 ‘이태호의 당구칼럼’
당구업(業)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당구장이 유해시설이라는 선입견을 탈피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최근 당구장의 변화는 무척 긍정적이다.
가장 큰 변화는 여성들이 쉽게 당구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여건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젠 더 이상 ‘당구장=남자만의 전유공간’이라는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
이런 변화에는 작년 12월부터 시행된 ‘당구장금연법’ 영향이 컸음은 물론이다. 이 법은 단순히 흡연이 가능했던 공간(당구장)의 금연화만을 가져온 건 아니다. 수십년 동안 이어져온 당구장 문화가 바뀌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첫 번째 당구장 창업에서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
예전에 당구장 창업은 퇴직을 앞둔 중년 남성들의 창업아이템 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들이 당구장을 창업하는 과정에서는 반드시 아내의 설득이라는 험난한 관문을 넘어서야 했다. 당구장에 대한 인식이 좋지않던 시절, 대부분의 아내는 남편의 당구장 창업을 좋게 바라보지 않았다. 어쩌면 그게 당연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남편의 당구장 창업을 이해하는 걸 뛰어넘어 여성 당구장 창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필자 회사가 출점한 매장 창업주 30%가 여성일 정도다. 이뿐 아니다. 남편이 당구장 창업을 검토할 때 함께 매장점포를 알아보고, 상담하는 과정에도 동행하는 여성을 자주 볼 수 있다. 때로는 머뭇거리는 남편에게 지지해주며 힘을 실어주기도 한다.
당구장 창업은 사실 여성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창업아이템 중 하나다. 다만, 주 고객이 남성들이고 담배연기 가득한 환경때문에 여성들이 꺼려해 왔다.
두 번째 변화는 당구장 고객 부분이다.
기존 당구장 사장님중 상당수는 ‘당구장금연법’ 시행으로 매출이 반토막날 것을 걱정했다. 하지만 법 시행에 따른 매출감소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알고 있다. 오히려 당구장이 ‘너구리굴’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면서 여성, 커플, 가족단위 신규고객을 끌어들이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필자 회사가 출점시킨 서울 강남역점의 경우는,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인 ‘프립’에서 여성전용 입문과정을 개설하여 인기리 운영되고 있다. 프립 스포츠분야에서 가장 있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으로 선정, 해당 과정은 오픈과 동시에 단시간 내에 예약이 마감될 정도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주 2회였던 레슨프로그램 과정을 6월부터 주 3회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성인남성들만의 전유물이라 여겼던 당구종목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스포츠로 확대해나가는데 노력의 일환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그간 ‘음지’의 느낌이 강했던 당구장이란 공간을 남녀노소 누구나 찾을 수 있는 ‘양지’의 공간으로 탈바꿈되는 시초가 될 것이다.